미국 신혼여행 3편은 아래 링크 (라스베가스 코스모폴리탄 호텔, 베네시안 호텔, Buddy V's)
여행 4일차. 우리는 코스모폴리탄 호텔에서 잠을 잘 수 없었다. 왜냐하면 다음날 새벽 2시에 그랜드캐년 당일 투어를 가야 하기 때문이다. (다시 생각해보니 정말 강행군이었군...)
그랜드캐년 당일 투어는 '큐트래블'이라는 곳에서 미리 예약을 하고 갔다.
마이리얼트립, kkday 같은 곳에서 그랜드 캐년 투어를 검색하면 여러 업체가 나오는데 리뷰가 제일 많은 업체가 여기라서 믿고 선택했다.
1박 2일로 좀 여유 있게 가고 싶었지만 일정이 빠듯하여 어쩔 수 없이 당일 투어를 찾았고, 하루 만에 그랜드캐년, 홀스슈밴드, 엔텔로프 캐년, 자이언캐년을 가는 보면서도 믿기지 않는(?) 그런 상품이었다.
마이리얼트립에서 예약하려다가 마침 하나투어에서 10% 할인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어서 여기로 예약했음. 개이득!
1인당 16.5만원에 예약했고, 보통은 18~20만 원 정도 하는 것 같다. 미국에서 진행하는 투어다 보니 그날 환율에 따라 가격 변동이 있다.
여기에 불포함 사항이 있는데, 그랜드 캐년 입장료 $8, 홀스슈 밴드 입장료 $5, 엔텔로프 캐년 입장료 $66, 인디언 가이드 팁 $3, 가이드 비용 $20 해서 총 102달러를 투어 가이드에게 현금으로 줘야한다.
이렇게 하면 둘이서 투어 비용으로 대략 60만 원 정도 들었다고 보면 되겠다.
아무튼 이 좋은 호텔에서 제대로 머물러 보지도 못한 채 투어를 위해 얼른 씻고 체크아웃을 했다.
벨데스크에 캐리어를 맡기고 호텔 픽업장소로 향하며 '설마 우리처럼 코스모폴리탄 호텔에서 잠도 못 자고 투어를 가는 커플이 또 있을까?' 했는데, 두 커플이나 더 있었다ㅋㅋㅋㅋㅋㅋ 동질감이 느껴지기도 하면서 한국사람들은 참 부지런하구나 생각했다.
미니버스에 탑승하니 가이드 아저씨 한분과 운전기사 아저씨 한분이 계셨다. (나중에 알고 보니 두 분 다 가이드셨고 번갈아가며 운전과 가이드를 하셨다. 원래 두 분인지 아니면 이날 투어 인원이 많아서 두 명이 편성된건지 그건 잘 모르겟다.)
다른 호텔 몇 군데를 더 돌면서 몇 팀 더 픽업하고 간단히 인사를 마친 후 출발했다.
호텔에서 잠도 못 자고 새벽 2시부터 출발한 관계로 이후부터는... 기억이 없음. ㅋㅋㅋㅋㅋ
몇 시간 후 가이드 아저씨께서 어두컴컴한 길 한가운데에 차를 세웠고, 우리를 깨우면서 다들 차에서 내려보라고 하셨다.
눈을 비비면서 차에서 내리니, 와... 밤하늘에 별이 쏟아지고 있었다.
태어나서 별이 이렇게 많은 하늘은 처음 보았다. 이 감동은 폰카메라로는 담아지지가 않는다!
카메라로 열심히 별 사진을 찍고 있는 찰나, 옆에서 와이프가 별똥별을 봤다면서 탄성을 질렀다. 힝 나도 사진 찍지 말고 눈으로 감상하고 있을걸.
이렇게 잠시 별 감상을 하고 버스에 탑승, 다시 깊은 잠에 빠졌다. ㅋㅋㅋ
또 얼마나 지났는지 가이드 아저씨가 깨우셔서 일어났더니 멀리서 동이 트고 있었다.
그리고 아침을 먹기 위해 맥도날드에 도착.
눈이 반쯤 떠진채로 맥머핀을 먹고 있으니 가이드 아저씨가 돌아다니면서 캐년 입장료와 가이드 팁 같은 불포함 비용을 걷어가셨다. ㅎㅎ
그랜드캐년 - 나바호 포인트 (Grand Canyon - Navajo point)
밥을 먹고 또 몇 시간을 달려 그랜드 캐년에 도착했다.
그랜드 캐년은 이름에 걸맞게 워~낙 범위가 넓어 웨스트림, 사우스림, 노스림 이런 식으로 나눠져 있다. 다 둘러보는데만 며칠이 걸릴 것이기 때문에 유명하고 경치가 좋은 한 군데만 들렸다. 우리가 간 곳은 나바호 포인트라는 곳.
사진에는 담기지 않고 직접 가 봐야만 느낄 수 있는 자연의 위대함...ㄷㄷ 왜 이곳이 죽기 전에 꼭 가야 할 여행지에 선정되는지 알 수 있었다. 자연에 대한 경외심? 마치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에 와 있는 듯한 느낌?
첫 목적지인 그랜드캐년부터 기분이 좋았고, 투어를 신청하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는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여기서 며칠씩 묵으며 트래킹도 하고 캠핑도 해보고 싶다.
홀스슈밴드 (Horseshoe band)
그랜드캐년에서 2시간 정도 달려서 도착한 홀스슈 밴드. 그랜드캐년은 이전에 가본 적이 있지만 홀스슈 밴드와 엔텔롭 캐년은 처음이라 개인적으로 더 기대하고 있었다.
홀스슈 밴드는 주차장에 차를 대고 20분 정도 걸어가야 나온다. 문제는 여기가 사막지역이고 그늘이라고는 1도 없어서 완전 땡볕이라는 거다.ㅋㅋㅋ 걸어가다가 쓰러질 수도 있기 때문에 물을 꼭 챙겨가야 한다. 그리고 선글라스와 선크림도 필수! 자외선이 엄청나게 강했다. 우리 커플은 깜박하고 선크림을 안 바르고 갔더니 팔이랑 목이 벌겋게 타고 살이 벗겨지고 난리도 아니었다.
정말 말발굽(horseshoe)처럼 생긴 홀스슈밴드. 콜로라도강의 침식으로 인해 만들어진 곳이라고 한다. 여행 가기 전에 사진으로는 많이 봤지만 실제로 보니 생각보다 엄~청 커서 놀랬음. 미국은 모든 게 다 크다.
가이드 아저씨께서 사진 잘 나오는 포인트에서 한 명씩 인생 샷도 찍어주신다.
근데 사진에서도 보면 알겠지만 여기는 아무런 안전장치가 없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실제로 추락사고가 많이 일어나는 곳이라 가이드 아저씨가 조심하라고 아주 신신당부를 하셨다. 인생샷 찍으려다 인생한방에 갈 수 있으니 조심 또 조심.
엔텔로프캐년 (Antelope Canyon)
윈도우 배경화면으로 유명한 엔텔롭 캐년. 홀스슈 밴드에서 차 타고 15분 정도? 비교적 가까운데 붙어있었다.
그 사이 중국식 뷔페에 가서 점심을 먹었는데 맛은 그저 그랬다. ㅋㅋ
엔텔로프 캐년은 나바호 인디언 사유지라고 한다. 그래서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는 없고 인디언 가이드 인솔 하에 투어가 진행된다. 동영상 촬영도 금지이고 사진 촬영도 제한된 곳에서만 가능하다.
또 여기서는 마스크를 꼭 착용해야 했었다. 인디언들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취약해 치사율이 높아서 그렇다고 한다.ㅠㅠ 다행히 사진 찍을 때는 마스크를 잠시 벗을 수 있게 해 줬기 때문에 좀 답답하긴 해도 괜찮았다.
인디언 가이드를 따라 10분정도 걸었나, 가파른 계단을 내려가니 사진에서만 보았던 엔텔로프 캐년이 나타났다. 안은 비좁아서 한두 명씩 겨우 지나갈 수 있는 정도였는데, 가다 보면 이렇게 상어 모양 같은 것도 있고 긴 머리를 한 사람 모양도 있어서 신기했다. 이런 모양을 만들어낸 자연도 신기하고, 찾아낸 사람도 신기하고 ㅋㅋㅋ
자연이 만들어낸 난생처음 보는 모습에 넋을 잃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투어가 끝나가고 있었다.
엔텔로프 캐년은 길도 좁은 데다가 뒤에서는 다른 팀이 계속 몰려오고 있기 때문에 여유롭게 구경하고 사진 찍을 시간이 부족했다. 그래도 가이드가 한 명씩 사진을 찍어주려고 노력했고 실력도 수준급이었음. 외국인들한테 사진 찍어 달라고 하면 개떡같이 찍어주는데 인디언 가이드들은 딱 밑에 발끝 맞춰서 예쁘게 찍어준다.ㅋㅋㅋ
이건 엔텔롭캐년에서 자이언캐년 가는 길에 아~주 잠깐 지나쳐가는 파웰 호수와 글랜 캐년 댐.
우리가 우측에 앉아있어서 겨우 볼 수 있었다. 투어 코스 소개에는 이게 포함되어있던데, 이렇게 잠깐 보는 거였으면 그냥 안 넣는 게 낫지 않을까... ㅋㅋ
자이언 캐년 (Zion Canyon)
마지막으로 간 곳은 자이언 캐년. 여기는 갈때도 있고 안갈때도 있다고 하는데, 우리는 운좋게 갈 수 있었다. 미니버스를 타고 산길을 구불가불 내려가더니 오늘 하루 종일 보았던 사막 지형과는 또 다른 장관이 펼쳐졌다.
별 기대 없이 본 영화가 너무 감동적이었던 경험, 자이언 캐년을 보고 느낀 감정이 딱 그 감정이었다.
가이드 아저씨께서 적당한 곳에 미니버스를 세워 주셔서 감상도 하고 사진도 찍었다. 자이언 캐년은 '신들의 정원'이라고 불리기도 한다는데 왜 그런지 알 것 같았다. 커다란 바위산에 둘러싸인 고요함은 뭔가 알 수 없는 기운 같은 게 느껴지기도 하면서 진짜로 신들이 여기 와서 쉴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여기는 엄청 깊고 좁은 터널을 하나 통과해야 했었다. 얼마나 길이 좁은지 양쪽으로 차가 다닐 수 없어서 터널 입구에 있는 직원의 통제하에 반대편 차량의 진입을 막고나서 터널에 진입할 수 있었다. 무려 1930년대에 완공된 터널이라는데 손으로 직접 다 팠다고 한다. ㄷㄷ 조명 하나 없이 어두컴컴한 터널을 지나가다 보면 중간중간 창을 내놨는데, 여기로 자이언 캐년이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다들 와~ 탄성을 질렀었다.
자이언 캐년을 끝으로 캐년 투어는 공식적으로 마무리되었다. 이제 다시 베가스로 돌아갈 시간...
저녁 식사는 중간에 주유소를 들리면서 거기에 딸려있는 커다란 편의점에서 간단히 해결하였고, 또 몇 시간을 더 달려 픽업 장소였던 코스모폴리탄 호텔에 도착하니 밤 11시 정도 되었다.
새벽 2시에 출발해서 밤 11시에 도착했으니 거의 21시간을 밖에 있었다.ㅋㅋㅋㅋㅋ진짜 진짜 빡센 일정이었음.
그래도 하길 잘했다 생각 들었고,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다.
블로그 쓰면서 사진들을 찬찬히 다시보니 또 감동일 정도로.
큐트래블 그랜드 캐년 당일 투어 내돈내산 찐 후기
결론부터 말하자면 추천이다. 라스베가스에서 일정이 그리 여유롭지 못한데 그랜드캐년 투어도 가고 싶다면 이 당일 투어를 이용하라고 적극 권하고 싶다.
물론 당일 투어인 만큼 일정이 엄청 빡빡하고 시간에 쫓기는 듯한 느낌도 없지 않아 있긴 하지만, (괜히 한국인만 할 수 있는 투어라는 말이 있는 게 아님ㅋㅋㅋ) 하루 만에 이 많은 곳들을 돌아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메리트가 아닐까 생각한다. 가이드 아저씨 두 분께서 하루 종일 장거리 운전에 가이드까지 정말 많은 고생을 하셔서 이 투어가 유지되고 있는 것 같고, 그 노력에 비하면 가격도 합리적인 것 같다.
시간적 여유가 된다면 1박 2일 투어가 더 좋을 것 같음. 당일 투어에 포함된 4곳 (그랜드캐년, 홀스슈밴드, 엔텔롭캐년, 자이언캐년)에 더해 브라이스 캐년까지 볼 수 있고, 여행사 자체 숙소에 하루 묵으면서 삼겹살 파티도 하는 것 같던데 후기를 보니 다들 만족도가 높은 것 같다.
좋았던 점
1. 한정된 시간 안에 많은 걸 보고 경험할 수 있다. 개인이 하루 만에 그랜드캐년, 홀스슈밴드, 엔텔롭캐년, 자이언캐년을 돌아본다? 절대 불가능. 캐년 투어는 최대한 많은 곳을 보고 가는 게 좋은 것 같다. 각 캐년마다 가진 매력이 너무나도 다채롭고 아름답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브라이스 캐년을 못 보고 간 게 참 아쉽군.)
2. 가이드 아저씨가 설명을 해주시니 여행지에 대해 더 알고 유익하게 즐길 수 있었다.
3. 운전을 안 해도 되니 차에서 잠도 잘 수 있고 편했다.
아쉬웠던 점
1. 투어 상품설명에 나온 코스 설명과 실제 일정에 다소 차이가 있었다. 예를 들면 상품설명에는 그랜드캐년 이스트림과 사우스림을 본다고 되어있는데 한 군데만 갔었고, 저녁에 인앤아웃 버거를 먹는다고 되어있었는데 웬걸 편의점에 들러 저녁을 해결해야 했다. (이거때문에 인앤아웃 안먹고 버티고 있었는데 ㅂㄷㅂㄷ...)물론 여행이 어느 정도의 변수가 있을 순 있지만 너무 많이 다르면 불만이 생길 것 같다. 빠른 최신화가 필요해 보인다.
2. 점심과 저녁이 좀 부실했다. 일정이 빡빡한 만큼 잘 먹어야 할텐데, 또 일정이 빡빡해서 그런지 밥 먹는 시간도 그리 충분치 않았고 맛도 그럭저럭 이었다. 물론 여기가 사람이 많이 살지 않는 곳이라 제대로 된 식당 찾기가 힘들어 보이긴 했다. ㅋㅋ
투어 꿀팁
1. 선크림 선글라스 필수. 사막의 햇빛은 한국과는 차원이 다르다. 살갗이 벗겨질 정도로 아주 눈부시고 강렬하다.
2. 투어 할 때 우측에 앉는 게 좋은 것 같다. 파웰 호수와 자이언캐년 터널 지날 때 우측으로 보인다.
3. 현금 지참 하기. 투어 갈 때 입장료, 팁 등 현금으로 드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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