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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 여행 1일차] 수완나품 공항 그랩 대신 볼트 이용하기, 럭키호텔 방콕

6월 중순 결혼 1주년 기념 여행으로 태국 방콕을 다녀왔다. 사실 방콕은 5년 전 우리가 연애하던 시절에도 한번 다녀온 적이 있다. 아직 안 가본 여행지도 많지만 방콕에 대한 기억이 너무나도 좋

raknrock.tistory.com

새벽에 도착해서 씻고 바로 곯아떨어진 우리는 아침 8시에 오픈하는 릉루엉 국수를 가기 위해 비교적 일찍 일어났다.

습한 공기, 좁은 도로에 빼곡한 차와 오토바이, 그리고 보행자를 위한 배려가 거의 없는 인도와 거미줄처럼 얽혀있는 전선들... 이게 바로 찐방콕 감성! (이때만 해도 너무 기분이 좋았다. ㅎㅎ)

 

릉루엉 국수 ( Rung Rueang Pork Noodle (Left Shop))

릉루엉 국수는 백종원의 스푸파에도 나왔지만, 현지인들도 많은걸 보니 이미 그전부터 유명한 가게인 듯하다. 이렇게 허름한 가게가 무려 미슐랭 맛집이라니 ㄷㄷ 역시 미식천국 태국!

8시 반쯤 도착했는데 벌써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릉루엉 국수. 다행히 한자리 있어서 웨이팅은 안했다.

아 참고로 릉루엉 국수는 가게가 2개 나란히 있는데, 그중 왼쪽 코너집이 오리지널이다.

(구글 지도상에 "Rung Rueang Pork Noodle (Left Shop)"이라고 써져 있는 집.)

둘이 형제지간이라고 하는데 무슨 이유에서 다른 가게를 차려놓고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아무튼 왼쪽가게가 오리지널이라니까 이왕이면 왼쪽으로.ㅎㅎ

아침부터 기분이 너무 좋은 나머지 메뉴판 찍는 걸 깜빡했다. ㅋㅋ

릉루엉 국수 주문은 1-2-3-4 스텝으로 착착 진행된다.

1. 국물 맛을 선택한다. (똠얌국물, 맑은 국물, 아니면 비빔으로 할지)

2. 을 선택한다. (얇은, 중간, 굵은, 계란면 등등)

3. 토핑을 선택한다. (오뎅, 고기, 미트볼 등등)

4. 사이즈를 선택한다. (S-M-L)

그리고 오렌지주스가 맛있다고 해서 시켜봤는데 진짜 맛있었다. 아침에 먹으니 상큼하고 좋았다. 꼭 시켜야 한다!!

우리는 다양하게 맛보고 싶어 스몰 사이즈로 똠얌 국물, 똠얌 비빔, 맑은 국물 3개 시켰는데, 양이 딱 적당했다.

면은 계란면이랑 얇은 면으로 했던 것 같은데 기억이 가물가물 ㅎㅎ

맛은 셋 다 진짜 괜찮았다. 그래도 개인적인 순위를 뽑으라면 똠얌국물 - 맑은 국물 - 똠얌비빔 순으로 맛있었다.

역시 아침이라 그런지 국물이 잘 들어갔다...ㅎㅎ 점심때 먹으면 비빔도 맛있게 잘 먹을 수 있을 것 같음.

그리고 토핑 중에는 갈은 돼지고기가 육즙도 풍부하고 맛있었다. 오뎅은 평범. ㅎㅎ

재방문 의사 있음이다. 다음에도 럭키호텔 - 릉루엉 국수 코스로 한번 더 오고 싶다.

 

예기치 못한 사고 & Phunnee 마사지샵

여행 첫날부터 볼트도 저렴하게 이용하고 럭키호텔도 괜찮았고 릉루엉 국수도 맛있게 먹고 모든 것이 순조롭게 풀려가고 있었다.

그렇게 밥 먹고 각자 사진도 찍으며 숙소로 돌아가고 있던 와중, 갑자기 아야! 소리가 들려서 돌아보니 와이프가 인도 연석에서 떨어져서 길에 넘어져 있었다!!

깜짝 놀라 달려가서 일으키려고 하니 발목을 심하게 접질렸는지 다리에 힘을 못쓰고 겨우 부축해서 어디 앉히려 했지만 앉을 곳도 마땅치 않고... 어떻게 해야 할지 눈앞이 캄캄하던 찰나, 바로 앞 마사지샵 직원들이 빨리 이리로 들어오라고 손짓을 하셨다.

문제의 장소. 다시보니 연석 높이가 엄청나다...

직원분들과 같이 와이프를 의자에 앉히고, 다른 직원 한 분이 나보고 길 건너 편의점에 가서 얼음을 사 오라고 했다.

헐레벌떡 세븐일레븐으로 뛰어가서 얼음을 사왔다. (태국은 얼음을 비닐에 담아서 살 수 있더라.)

그 사이 연세 지긋하신 직원 한분께서 진정효과가 있는 스크럽을 갖고 오셔서 와이프 발목을 조심스럽게 마사지해주고 계셨고, 다른 직원 한분은 계속 와이프 손을 잡아주며 괜찮다고 달래주셨다. 또 다른 직원 한 분은 내가 얼른 택시를 잡아서 병원에 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셨다. 이 세분의 빠른 대처가 아니었다면 우리 부부는 더 힘든 상황에 놓였을 것 같다. 지금 생각해도 정말 눈물 나게 고마운 분들이다.ㅠㅠ

당시에는 나도 경황이 없어 직원분들에게 제대로 된 인사를 못하고 "다시 올게요" 한마디만 하고 얼른 그랩을 타고 떠났었다. 그런데 솔직히 손님도 아니고 길에 있는 사람 무시할 수도 있었는데 우리를 가게에 들어오라 하여 부상이 악화되지 않게 응급처치도 해주고, 우리 부부를 진심으로 대해준 것이 너무 감사하게 느껴졌다.

결국 여행 마지막날 간식거리를 사들고 감사인사를 드리러 가게에 다녀왔다.ㅎㅎ 발목상태는 여전히 좋진 않았지만, 그래도 첫날보다 많이 밝아진 우리 표정을 보며 다들 안심하고 기뻐하시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구글 리뷰를 보니 친절하고 마사지도 잘한다는 평이 많을걸 보니 정말 좋은 분들만 있는 가게인 게 분명하다. 다음에 프름퐁쪽으로 갈 일이 있다면 꼭 다시 들러서 마사지도 받아보고 싶다!

정말 고마워요! Phunnee 마사지샵!

 

스쿰빗 병원 (Sukumvit Hospital)

그랩을 타고 방콕의 교통체증을 뚫고 스쿰빗 병원에 도착했다. 밖에 나와있는 직원이 상태를 보더니 휠체어를 가지고 와서 앉혀주었다. 그리고 와이프를 응급실 안쪽까지 데려다주었고, 보호자인 나는 응급실 입구에 있는 원무과 직원과 열심히 구글 번역기를 돌려가며 대화를 하고 기본적인 정보 작성을 했다.

수납은 어떻게 하며 보험은 어떻게 되는지 직원이랑 얘기했고, 정보작성을 다하고 같이 응급실에서 조금 대기했다가 X-ray를 찍으러 가야 한다고 해서 나왔다. 외국병원이라 아주 오래 걸릴거라 생각했는데, 체계적으로 빠르게 움직여서 좋았다.

직원이 손수 휠체어를 끌어 2층에 있는 X-ray 검사실로 데려다주었다. 간단하게 발목 검사를 하고 다시 응급실로 내려와 의사를 만나서 진단내용을 들었다. 골절이면 어떡하나 많은 걱정을 했었는데, 그나마 다행으로 골절은 없고 붕대를 감아줄 테니 충분한 휴식을 취하라고 했다. (정확히는 "rest for 2 days..." 이렇게 크게 다쳤는데 이틀만 쉬면 된다니...허허)

아무튼 의사, 간호사, 조무사, 이송직원 모두 참 친절했다. 어딜 가나 친절한 방콕 사람들.

수납창구 옆 약국에 가서 약을 타고 수납을 했다. 비용은 총 3,935바트. 우리나라돈으로 14만 5천 원 정도 나왔다. 우리나라에서 이 정도 진료를 받으면 얼마가 나오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려했던 것보다는 많이 나오지 않아 안도. (미국 같은 곳의 살인적인 진료비를 생각하고 너무 겁냈나... ㅎㅎ) 한국에 가서 보험청구를 할 것이라고 얘기하니 필요한 서류들도 잘 챙겨주었다.

스쿰빗 병원만 이용해 봐서 방콕의 다른 곳은 잘 모르겠지만, 이곳의 만족도 면에서는 우리나라 병원만큼 만족스러웠다. 태국이 의료관광으로 워낙 유명한 곳이라 그런가? 시설도 깨끗하고 좋았고 서비스도 체계적이었다.

그렇게 다리를 다친 가엾은 아기 제비와 함께 다시 럭키호텔로 복귀... 에고 얼마나 아팠을까 ㅠㅠ 

 

마이뱅크 여행자보험

나는 그동안 여행을 하면서 '에이 설마 뭔 일 나겠어?' 하는 마인드로 돌아다녔다. 꽤 최근까지 여행을 하면서 여행자보험이라는 건 생각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지켜야 할 사람도 생겼고 (나도 나이가 들었고...ㅋㅋ) 여행을 가기 전에는 여행자 보험을 들어놓자 주의로 바뀌었다. 특히 이번에 불의의 사고를 겪으면서 더더욱.

사실 보장되는 내용이나 금액에 비해 보험료는 아주 저렴하다. 이번 4박 6일 일정동안 2명 보험료로 16,820원이니까 한 명당 8,410원. 다른 대형 보험사에도 여행자보험이 있긴 한데 나는 마이뱅크를 추천한다. (내돈내산 광고 아님) 몇 군데 견적 내보니 비슷한 보장내용인데도 여기가 가장 저렴해서 선택함.

사고 났을 때 담당자 메일로 연락을 몇 번 주고받고 했는데, 답장도 빨리 와서 좋았다. 2~3분 안에 바로바로 답변을 해주어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

정말 사고라는 건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것이라는 게 맞다. 여행 가기 전에 마이뱅크 여행자보험 꼭 들고 가도록 하자!

 

폴로 프라이드 치킨 (Polo Fried Chicken)

럭키호텔 체크아웃 하고 차트리움 그랜드 방콕에 입성했다. (차트리움 그랜드 방콕 호텔 자세한 후기는 이전글 참고)

긴장도 조금 풀렸는지 배가 고파져서 그랩으로 폴로 프라이드 치킨을 배달시켜 먹었다. 룸피니 공원 근처 유명한 맛집인데 거기까지 가긴 멀어서 편하게 배달로 먹었는데 대만족이다. 배달 과정에서 태국어의 압박이 좀 있긴 했지만, 대충 그림과 번역의 도움으로 어찌어찌 주문 가능했고, 제일 좋은 건 배달팁이 엄청 저렴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돈 1,000원도 안 했던 것 같다. 그리고 앱에서 라이더가 어디쯤 오고 있는지 실시간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시간 맞춰 로비로 내려갈 수 있었다!

(보고 있나 배달의민족?)

폴로 프라이드치킨의 시그니처 메뉴 마늘 후레이크 뿌려진 치킨은 좀 퍽퍽살이긴 했지만, 그래도 후레이크랑 조합이 어울려서 맥주랑 먹으니 꿀맛이었다. 두 번째로 유명한 항정살 구이도 맛있게 잘 먹었다. 이건 뭐 태국에서 많이 파는 음식이니까.

그리고 마지막으로 치킨무 대체품으로 쏨땀도 하나 시켰다. 원래는 옥수수 쏨땀이 유명하다는데 앱에서 아무리 찾아봐도 안 보이길래 그냥 쏨땀 시켰다. 이것도 고기만 먹으면 질리니까 하나 주문하는 걸 추천한다. 치킨에 곁들어 먹으면 맛있다.

원래 MZ세대는 맥주 이렇게 따른다

폴로프라이드 치킨은 방문이든 배달이든 한 번쯤 먹어볼 만한 것 같다. 태국음식을 잘 못 먹는 사람들도 호불호 없이 먹을 수 있는 맛. 특히 저녁에 맥주랑 같이 야식으로 먹으면 진짜 좋을 것 같다!

밥을 다 먹고 와이프는 휴식을 취하고 싶다고 하여 자리를 비켜주었다. 방에 있으면 방해될 것 같아 혼자 나와본 수영장.

결국 수영장은 나만 가봤다고 한다...ㅎㅎ 같이 수영장 가서 놀고 사진도 찍을 거라고 방수팩도 사고 면세점에서 이쁜 수경까지 샀는데 써보지도 못한 불쌍한 와이프 ㅠㅠ 담에 꼭 같이 가자.

 

시암파라곤 고메이츠

저녁에는 이대로 하루를 보내면 아까울 것 같아 가까운 시암 파라곤 나들이를 다녀왔다.

차트리움 그랜드 방콕 호텔은 시암파라곤까지 가는 버기카를 운영하기 때문에 왔다 갔다 하기 매우 편리하다.

시암파라곤 고메이츠 푸드코트에는 태국에서 웬만큼 유명한 맛집 브랜드들은 다 들어와 있기 때문에, 일정이 빠듯한 사람은 여기서 맛집 뿌시기 해도 좋을 것 같다.

또 고메마켓이라는 마트도 같이 있어서 쇼핑하기도 너무나 편리하다. 시암파라곤 짱짱 좋다.

먼저 유명한 차트라뮤 밀크티를 먹어봤는데 이거 진짜 맛있었다. ㄹㅇ 1일 1밀크티 쌉가능. 우리나라에도 들어왔으면 좋겠음 ㅋㅋ

그리고 야오와랏 토스트도 포장해 왔다. 맛은 연유맛(?) 하나랑 판단잼 하나를 시켰는데, 연유맛은 맛있는데 좀 달았고, 판단잼은 쏘쏘. 야오와랏 토스트는 한번 먹어본 걸로 만족ㅎㅎ 차트라뮤 압승!

그리고 고메마켓 가서 유명한 차오수아 매운 돼지고기맛 과자랑 과일도 사 왔다.

차오수아 과자는 좀 비싸긴 한데 맛있었다. 살짝 매콤한 게 맥주안주로 딱이다.

마마 컵라면은 낮에 호텔 근처 세븐일레븐에서 산 것이다. 셋 다 똠얌꿍맛 같은데 뭐가 다른지 모르겠어서 하나씩 집어와 봤다. 먹어보고 제일 맛있는 놈은 고메마켓 가서 대량구매 하려고...ㅋㅋ 빨간 놈이 젤 맛나더라.

마마 컵라면도 맥주랑 먹으면 진짜 꿀맛...아 방콕 또 가고 싶다.

고메마켓에서 사 온 망고스틴과 망고. 둘 다 엄청 달고 맛있었다. 특히 망고가 진짜 살면서 먹어본 망고 중에 제일 맛있었다. 그리고 진짜 비쌌다. ㅋㅋㅋ 길거리에서 사 먹는 것보다 2~3배는 비싼 것 같다.

어쩐지 계산대에서 물건 담는거 도와주는 알바생들이 키득키득 웃더라. (이걸? 이 가격 주고 산다고? 이런 느낌? ㅎㅎ)

헤헿 호구여도 좋아 너무 맛있는걸. 너무 맛있어서 고메마켓 갈 때마다 망고 사려고 돌아다녔는데 잘 팔려서 그런지 안보이더라ㅠㅠ 결국 한 번 밖에 못 먹어본 고메마켓 망고...

 

다사다난했던 방콕 여행 2일 차는 이렇게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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