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 공매도 금지가 한 달 반 연장되었다는 뉴스로 시끄럽다.
또 미국에서는 기관과 개인의 게임스탑(GME) 공매도 이슈로 한동안 떠들썩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공매도, 미국에서도 공매도 때문에 난리!
도대체 공매도가 뭐길래 이렇게 난리일까?
공매도란, 말그대로 비어있다는 뜻의 한자 공(空)+매도.
없는 주식을 매도한다는 뜻이다. 영어로는 숏(short)이라고 함.
앞으로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의 주식을 빌려서 매도한 다음에, 실제 나중에 주가가 하락하면 빌렸던 주식을 되갚아 차익을 얻는 매매기법을 말한다.
예를 들어 A주식이 현재 1주당 10만 원이라고 치자.
내가 A주식 100주, 즉 1000만원 어치를 공매도했다.
그리고 며칠 지나 회사에 악재가 터지는 바람에 A주식이 주당 5만 원이 되었다.
이때 내가 A주식을 100주 500만 원에 되사서 500만 원의 시세차익을 남기는 것이다.
가게에서도 외상을 잘 안 해주는데 주식이 외상이 되다니...
정말 주식이란 알면 알수록 신기한 거래방법이 많구나 ㅎㅎ
요즘 동학 개미 운동이니 뭐니 해서 주식하는 사람들이 참 많이 늘었다.
그리고 공매도 관련 뉴스가 나올 때마다 댓글을 보면 죄다 공매도 금지해야 한다, 공매도 폐지해야 한다 이런 말들 뿐인데, 과연 공매도는 무조건 나쁘기만 한 것일까?
공매도가 하도 나쁘다고 하니까 공매도의 단점부터 알아보자.
공매도의 단점
1. 결제 불이행이 발생할 수 있음 (feat. 아니 빌렸으면 갚아야지 이 사람아!)
주식은 내가 100만 원 투자하면 아무리 잘못되어도, 회사가 상장 폐지돼서 내 주식이 휴지조각이 되어도 손실액은 최대 100만 원으로 끝이다. 하지만 공매도는 손실액의 한도가 없다.
왜냐하면 공매도는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배팅하는 건데, 예상과는 다르게 주가가 수십 배 올라버렸다?
그러면 내 손실액은 공매도한 금액의 수십 배! 천문학적인 숫자로 늘어나는 것이다...!
이런 일은 절대로 안 일어날 것 같지~?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엌ㅋㅋㅋ
미국의 오프라인 게임 유통 업체 '게임스탑'
요즘은 사람들이 게임할 때 CD를 구매하지 않고 디지털 다운로드해서 플레이한다.
그러다 보니 이런 전통적인 게임 타이틀 판매업체는 만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
당연히 주가도 지지부진할 수밖에 없다.
이런 게임스탑 주식을 기관에서 보고 "음 여기는 앞으로 더 안 좋아질 것이야. 망할 거야" 하고 공매도를 쳤다.
근데 너무 심했음. 발행 주식수의 140%를 공매도 쳐버린 것이다.
예를 들어 게임스탑 총 발행주식은 100주가 전부인데, 있지도 않은 140주를 공매도한 것.
그래서 이건 너무한 거 아니냐! 하고 빡친 미국 개미들이 게임스탑 주식을 사서 주가를 어마 무시하게 올려버렸다ㅋㅋㅋ
18 달러 왔다 갔다 하던 주식이 300달러 넘겨버림 ㅋㅋㅋ 미국 개미 최고다 ㅋㅋㅋ
당연히 공매도는 기간이 끝나면 갚아야 한다. (이걸 '숏커버링'이라고 함)
기관에서는 18달러에 공매도했는데 300달러에 갚아야 하니까 손실액이 수십 배가 됨.
그럼 손실액이 수십배가 된 기관은 이걸 못 갚고 망하게 되는 것이다.
어이구 그러게 적당히 좀 하지! (그나저나 고점에 물린 사람들은 어쩔? ㅠ)
2. 주가를 조작할 수 있다.
공매도는 우리 같이 투자금이 얼마 되지 않는 개미들은 해봤자 주가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 ㅋㅋㅋ
근데 돈이 어마 무시하게 많은 기관이나 외국인 투자자들은 충분히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기관에서 멀쩡히 잘하고 있는 회사 하나 골라서 맘먹고 공매도 친 다음에 "님들 이 회사 쓰레기임! 내가 분석해봤는데 업황도 안 좋고 암튼 쓰레기임 절대 사지 마셈!" 이런 리포트를 써버리면 겁먹은 투자자들은 주식을 마구 팔 것이고, 그러면 회사 주가는 하락하고 공매 도친 세력들은 돈을 벌게 된다. 정말 나쁜 공매도가 아닐 수 없다.
지금은 누구나 인정하는 테슬라지만, 한때는 공매도 때문에 몸살을 앓은 적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위대한 일론 머스크는 공매도 세력을 이겨버리고 주가는 700%라는 어머 무시한 상승을 해버림 ㅋㅋㅋ
테슬라에 숏을 친 세력들의 손실액이 무려 380억 불, 우리나라 돈으로 40조 원 ㅋㅋㅋ
아 나도 테슬라 주식 좀 살걸!
3. 주가가 지나치게 하락할 수 있다.
주식시장이 약세장일 때는 거의 모든 회사들의 주가가 떨어진다.
이럴 때 공매도로 돈을 벌겠다고 많은 사람들이 지나치게 공매도에 쏠리게 되면, 주가는 필요 이상으로 하락할 수 있다 ㅠㅠ
자 그럼 공매도는 무조건 나쁜 것이냐! 그렇지 않다. 분명 장점도 있다.
공매도의 장점
1. 고평가 기업에 대한 자정 역할을 한다.
한때 '중국의 스타벅스'라 불리며 2000개 넘는 매장을 오픈해서 승승장구하던 '루이싱 커피'가 있었다.
미국 나스닥에도 상장하여 잘 나가고 있었는데, 미국의 대표적인 공매도 세력인 '머디 워터스'라는 곳에서 루이싱 커피의 회계부정 사건을 파 해쳤다. 루이싱 커피의 매출과 고객 수가 너무 지나치게 부풀려졌다는 것이다.
이 머디 워터스가 어떻게 회계부정을 찾아냈냐면, 1000여 개 매장에 1500명의 아르바이트생과 매니저를 루이싱 커피에 위장취업시켜 고객 영수증을 확보하고 몰래카메라도 설치했다고 한다. 그리고 1만 1천260시간 분량의 CCTV를 다 돌려 보았다고 한다ㅋㅋ 와...이 정도면 노력 인정.
공매도 덕분에 사기 기업 루이싱 커피를 잡아냈고, 루이싱의 주가는 한순간에 곤두박질쳤음.
하루 만에 28달러에서 5달러까지 -80% 수직낙하. 그때 당시 상황을 내가 기념으로 스샷 찍어둔 거 ㅋㅋㅋ
현재 루이싱 커피는 나스닥에서 상장 폐지되어 장외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한다.
또 '니콜라'라는 수소연료전지 트럭 회사 사건도 있었다.
'힌덴부르크 리서치'라는 공매도 회사에서 니콜라는 수소차 기술이 없으며, 니콜라에서 시연한 수소 트럭 동작 영상은 수소 동력으로 달린 게 아니라 언덕에서 굴린 거라고(ㅋㅋㅋ) 주장했다.
니콜라에서는 처음엔 아니라고 부정했지만 트럭을 언덕에서 굴렸다는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났고 결국 CEO인 트레버 밀턴까지 사임하게 되었다.
덕분에 한때 79달러까지 치솟았던 니콜라는 거품이 빠져서 현재 24달러 선에서 거래 중.
루이싱 커피와 니콜라의 사례에서 보았듯, 공매도는 선량한 투자자들에게 사기를 치는 나쁜 기업들을 골라내 준다.
특히 루이싱 커피의 회계부정을 밝혀낸 머디워터스 같이 직원을 1500명이나 고용해서 위장 취업시키고 1만 시간 넘는 CCTV를 돌려보고 하는 일은 개인으로서는 절대 할 수 없는 일이다. 공매도 기업 덕분에 밝혀진 것이다.
이런 기업들이 빨리 발견되지 않고 주가가 더 올라갔다면 사기 기업 인지도 모르고 고점에 매수한 투자자들의 손실은 훨씬 더 커졌을 것임.
2. 주식시장을 효율적으로 돌아가게 한다.
주식은 사려는 사람과 파려는 사람이 만나야 거래가 성사된다.
그런데 공매도가 없으면 매도하려는 사람은 없고 매수하려는 사람만 계속 생길 것이다.
이렇게 되면 고평가 기업이 계속 늘어날 것이고 주식시장은 버블이 형성될 것이다.
공매도가 과열된 주식시장을 좀 식혀주는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장점도 있는 공매도.
그런데도 왜 우리나라 사람들은 자꾸 공매도를 금지시키라고 하는 것일까?
바로 우리나라 공매도는 미국식 공매도와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공매도를 치면 상환 기간이 정해져 있어서 이 기간 안에 무조건 갚아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이자만 내면 기간을 계속 상환 기한을 연장할 수 있어서 사실상 안 갚아도 된다.
또 미국에서는 고의적으로 불법 공매도를 저지르면 최대 20년의 징역 처벌을 내리지만,
우리나라는 불법 공매도에 대해서 고작 주의 처분과 과태료로 끝난다.
또 무차입 공매도를 걸러내는 시스템도 없고, 시대가 어느시댄데 공매도 거래장부를 수기로 작성하는 등 문제가 많다.
이번에 우리나라에서 공매도 금지를 한 달 반 더 연장하기로 했는데, 언젠가는 재개할 거라 본다.
하지만 공매도를 재개하려면 소위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하는 말들이 나오지 않도록
최소 미국처럼 제도를 잘 정비한 다음에 재개를 해야 할 것이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는 법. 요즘 똑똑한 투자자들이 많다. 공매도 제도의 문제점을 알고 있으면서도 개선하지 않는다면 언젠간 분명히 또 문제가 터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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